균형감과 리듬감을 위해 춤을 춰라
난 서울예대 연극과 80학번이다. 입학하고 한참을 흥분상태로 살았다. 특히 강렬했던 건 70년대 브로드웨이의 경험담을 내뿜던 미국유학파 교수들의 강의였다. 꿈 같았다. 그런 세계가 있다니?!!
미국의 연극과 수업 중에서는 발레도 있고, 펜싱과 승마는 물론이고, 스턴트맨 수업까지 이수해야 한다는 놀라운 정보들을 접한다. 다행히 서울예대는 무용과가 있어 발레수업은 청강할 수 있었다.
이후 발레는 물론이고 마임, 펜싱, 정악장고, 탈춤 등 틈만 나면 배우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때론 독학으로 습득했다. 극단 만들고도 최소 발레는 시켜야겠다고 판단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마임이나 다찌마리(액션연기) 같은 훈련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흘러 댄서들의 유튜브를 어렵지 않게 접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발레는 균형, 자세, 리듬감 등을 몸에 붙히기 위한 용도였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BTS의 안무만 습득해도 그 목적은 달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마임능력은 특별한 댄서들의 영상만 잘 선택하면 이 또한 충분히 습득 가능하다.
배우는 뇌에 새로운 길을 만드는 직업이다. 그리고 소리와 육체에 풍요로운 자양분을 깊게 심어놔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배우의 과정은 빈 시간이 의외로 넘친다. 책읽기도 그렇고 헬스장도 도움이 될테지만 특히 춤을 추는 일이 중요하다. 배우에게 균형감과 리듬감은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