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함께 발사하는 신경세포들은 서로 연결된다. 그리고 대개는 신호를 함께 발사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신경세포는 두세 개에 그치지 않는다. 일단 바퀴자국이 새겨지고 나면 수천, 수만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회로가 차례차례 신호를 발사한다.
샘 킨의 [뇌과학자들] p.110
바퀴자국이 새겨지고 나면....
연기는 일취월장 늘 것이다.
어떻게 이 바퀴자국을 새기게 만들 것인가?
십수명에게 이 바퀴자국을 경험케 해 줬지만 얼마 가지 않아 용수철처럼 되돌아 가거나 희미한 자국으로 머물고 말았다.
연기에서 바퀴자국은 어떤 것인가?
"말이다."
대사가 말로 인식되기만 하면 수만 수천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들이 춤을 출 것이다.
삶에서 이미 형성된 수많은 바퀴자국들이 0.001초만에 작용할 것이다.
"대사가 말로 인식되기만 하면"
다음에 할 일은
정확한 발음, 의지 넘치는 인토네이션, 극장 가득 울릴 만한 발성, 관객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리듬과 템포, 라스트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킬 인물구축 등등이다.
제일 효율성 높은 터득꺼리인 '말'에서 대분분의 연기자들이 10년을 허비한다.
이 시간을 단축해 주고 싶다.
요즘 뇌과학과 심리학에 올인하는 이유고
세포학과 진화학에 바친 2년간의 이유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은 최고의 심리학자가 쓴 책이고 [뇌과학자들]은 흥미진진하게 용어들을 이해하게끔 서술한 교묘하기 짝이 없는 뇌과학 역사책이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십수권씩 널렸지만 이 2권은 가치가 다르다. 앤더스 에릭손은 40년간 한 우물을 팠고, 샘 킨은 한마디로 글쟁이다.
이번 글은 간간 내게 질문하던 제자들의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요?"에 대한 답변 글입니다요. ^^
- 완전 선선해진 포항바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