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돌게
극단 수레무대의 대표문법이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지탱시킨 'basic' 철학이기도하다. '남아돌게.......'
한심한 경우 하나~
많은 연기전공들이 주인공하고 싶어한다. 바보 같다. 왜 대사량 엄청 많은 주인공을 하려할까?
알짜배기 인물 하나 꼭 찍어 '뿌릴 뽑는 게' 훨 나을텐데!!!
한심한 경우 둘~
어릴 때, 체르니 30번까지 쳐놓고, 어느 날 자기가 피아노 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남들은 뒤늦게 기타도 피아노도 첼로도 새로이 습득하려 용을 쓰는데....
리듬감은 '넘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한심한 경우 셋~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을 서른 넘어서도 사용하는 배우들이...... 꽤 많다.
고흐가 열심히 그렸을까? 메시가 열심히 공을 찼을까? 간디가 열심히 휴먼했을까?
항상 남겼겠지.
질문을 멈추지 않았겠지.
늘 그렇게 하는 게 당연했겠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했겠지.
"60 넘어서도 '열정'이 넘친다." 뭐 이런 표현이라면 몰라도 "60 넘어서도 열심히 한다." 이상하잖아?
'남아돌게....'를 진화생물학적 해석으로 풀이하자면.... "DNA의 프로그램을 바꾼다" 쯤 될 것 같다.
유전자란 무조건 번식을 제1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틈만 나면 외롭게 만들고, 먹게 만들고, 눕게 만들고, 뇌를 덜 사용케 만들고, 좌절하게 만든다. 그래야 새끼만들기에 투자할 테니.
최소 10만년 쯤 각인되어온 호모사피언스의 유전자는 '연기가 예술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새롭게 입력시키지 않으면 언제든 용수철처럼 되돌아 갈 것이다. 유전의 힘이 그렇다.
'남아돌게....'는 DNA의 프로그램을 바꾸고 또 그것을 새로운 나의 유전자로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바꾸고나서 새끼를 낳으면 탁월한 유전자가 유전된다는 진화생물학적 이치.....를 부디 깨닫기 바란다. ㅋ
내 경우는... 도킨스의 '밈'이론을 추종하기에 새끼 안 만들어도 충분히 전달시킬 수 있다.
내 티칭능력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고 여전히 남아돈다. ^^
<토끼와 포수> 마무리하고 약간의 여유를 누리며.......
남아돌게
상대방대사외우기/세문장3-12-21-1나눠말하기/복도에서툭던지기/감정빼고말하기/감정바꿔말하기/말하다가감정바꾸기/40초짜리대사15초에해내기/일하면서대사하기/....
대사가 남아돌지 않으면 볼륨이나 임펙트 구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볼륨과 임펙트를 구사 못하면서 오디션 합격은 꿈도 꾸지마라.
이 모든 기술은 '말하기' 혹은 '다음 대사 모르기' 혹은 '이야기쌓기'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기술이다.
어릴 때는 쉽게 터득될 문법들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연습량은 배가 된다. 하지만 절실함은 나이 처먹도록 결과가 없을 때 십분 발휘된다는 사실~
늦었다는 망상은 그저 심리적 위안일 뿐, 핑계에 불과할 뿐, 게으름의 연장선일 뿐.... 절벽에 선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순간부터 3년간만 얘네들처럼 해봐라 오디션에서 떨어질 일 없다.
3년전에 읽던 생물학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당시엔 1/10 이해한 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년만에 거의 8,90%를 이해하는 수준이 되었다. 나 얘네들처럼 매일매일 줄쳐가면서 예닐곱권씩 펼쳐 읽었고 네이버 검색만도 하루에 수십개씩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