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Bit & 오버랩 Overlap
흔히 대본에 / 빗금(Slash)을 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비트를 나누는 행위라고 보면 된다.
원래 비트는 '아이디어가 바뀌는 순간'을 뜻하며, 간혹 사이를 두겠다는 의미로 빗금을 치기도 한다.
어떤 의미로든 빗금을 치면 대사의 느낌은 확실히 달라진다. 아이디어가 달라지든 사이가 생기든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만 그 의미가 확연해지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이 능력은 연습보다는 훈련에 의해 터득될 확률이 높다. 짧은 대사로 반복 연습을 하는 게 좋다. 어떤 위치에 빗금을 쳐도 말이 되게 만들 수만 있다면 결국은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무지 어렵다!!!
그렇다면 그 뜻은 제가 약탈자란 말인가요? 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전 한 번도 남의 재산을 가로채 본 적이 없습니다.
[청혼] 중에서 로모프의 대사
슬래시( / ) 한번이 대략 1초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 뜻은 제가 약탈자란 말인가요?/ 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전 한 번도 남의 재산을 가로채 본 적이 없습니다.
→ 아주 일반적인 진행 과정이다
그렇다면/// 그 뜻은 제가 약탈자란 말인가요?// 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전 한 번도 남의 재산을 가로채 본 적이 없습니다.
→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그 뜻은// 제가 약탈자란 말인가요?////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전 한 번도/// 남의 재산을 가로채 본 적이 없습니다.
→ 이걸 성공시키면 감정 상태가 무척 복잡해진다
어디든 빗금을 치고, 사이를 길게 가져 보고, 또 그걸 반드시 책임지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 미치고 팔딱 뛰게 된다.
{책임지기} 훈련이 난해하듯이 {오버랩} 훈련도 만만잖게 힘들다.
{오버랩}은 독백일 경우 한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생각이 떠올라 앞문장의 일부를 잡아 먹는 경우를 말한다. 대화에서는 상대방의 대사를 끊어버리는 현상을 말하는 거고!!!
상대가 스스로 끊으면 실패다. 반드시 나의 대사로 인해 끊겨야 한다. 많은 드라마에서 오버랩 성공률은 대략 10%에 불과하다. 대부분 비슷하면 그냥 넘어간다. 반복해도 터득하지 못한 연기자는 계속 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케이스들은 연습이라 인식하지 말고 훈련으로 받아들여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게 좋다. 폰으로 촬영해서 스스로 확인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보는 눈이 꽤 명확해진다. 처음에는 완전 헷갈린다.
존경하는 연기자가 있다면 그 분의 영상들을 꼼꼼하게 훑어보기 바란다. 이런 케이스가 넘쳐날 거다. 편집해두고 보면 금상첨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