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연극교실
강화캠프의 연기수업은 지원이 마감되는 12월 중순부터 새로운 지원의 출발 시기인 3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청년들은 나의 연기수업에 매료되어 이 외지로까지 접어들었기에 이 기간이 가장 흥분되는 시기일 것이다. 그 기대에 부합하는 수업을 오늘도 흔쾌히 이행했고 연말까지는 거의 매일 이루어질 듯 싶다.
오늘 수업 역시 Action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특히 Bit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1) Bit가 바뀌는 순간은 뇌에서 먼저 이뤄진다!!
2) Bit가 바뀌면 입이 먼저 움직인다. (몸이 아니라)
3) 뇌는 해석을 설명하려 든다. (들키기 마련이다!!)
4) 감정보다는 대사전달(diction)에 공을 들여라!!
5) 인물의 일관성을 지켜내려면 목소리의 톤을 따로 훈련해야 한다. (중저음/고음/생짜소리 등등)
머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Bit는 '아이디어가 달라지는 순간' 혹은 '생각이 달라지는 순간'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Bit를 이해하고 컨트롤할 수 있으려면 프로로 나선 후 대략 10년 정도 걸린다. 물론 성공한 배우의 경우다. 무지 어려운 개념이다.
일단 '듣고 말하기'와 '얘기쌓기'가 터득되고 난 이후에나 훈련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훈련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더 외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전 수레무대의 작품들에서는 개인적으로 Bit가 작동하게끔 유도를 했었다. 각성시키고, 포인트 잡아주고, 음악이나 Blocking 등으로 교묘하게 막아줘 왔던 것이다. 세월이 지나니 함께 했던 많은 배우들이 그 기술들을 잃었다. 스스로 터득한 게 아니었거나 몸에 붙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Bit는 영상연기에 오히려 효과적인 연기술이다. 아이디어가 달라지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된다고 상상해보라!!
진솔하게 작성하긴 했지만 페북에 올릴 지는 잘 모르겠다. 내 언어에 익숙치 않은 배우들은 이 내용을 아무리 줄쳐 읽는다해도 이해될 확률이 너무 낮을 테니 말이다.
안민수교수의 제자인 최민식이나 박신양은 이해가 어렵지 않을 거다. 류준열이나 황정민도 짐작으로 이해할 것 같고, 나를 겪은 진선규라면 이 글이 확인 단계로 작동될 듯 싶다.
만일 올린다면 이 내용은 강화캠프 멤버들을 위한 기록이라 이해해 주시고,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연기술 정도로 관전해주시기 바람
오늘 수업을 당장 편집할 수는 없으니 여름에 수업했던 영상을 올려볼까 한다. Action의 원리는 늘 중첩되어 있기에 이 글을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거라 여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