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랑인가? 오, 마법의 호수여! (다정하게)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겠소? 무엇을? 무엇을?
체홉의 <갈매기> 1막 마지막 대사다. 쏘린의 주치의 도른이 마샤의 "전 꼰스딴찐을 사랑해요...."라는 고백을 듣고 의미심장하게 던진 두가지의 감정 표현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랑인가? 오, 마법의 호수여!"
이 작품에 드러난 사랑의 경우 수만 해도 몇 개인가?
게다가 도른의 나이가 몇인가? 쉰다섯이다.
이 호수 주변 별장과 저택들에서 벌어졌던 30년간의 수많은 파티들을 상상해보라. 1890년대라면 이 마을의 의사는 도른 한명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물론 산부인과 진료도 했으리라. 얼마나 많은 사랑과 불륜들을 확인했을까나!!
이 아름다운 호수가 만든 얽히고 섥힌 수많은 사랑들에 대한 기억들이 한순간 뇌리를 스쳤을 것이다. "....오, 마법의 호수여!"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겠소? 무엇을? 무엇을?"
해석이야... 사랑의 감정은 내가 어떻게 치료할 수 없단 얘기거나, 자신 역시 그러한 사랑의 고통을 안고 살아감을 암시했을 수도....
오늘 이 대사가 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것도 몇번씩이나.
항상 최선을 다 하지만...
선입견을 가지고 장막을 친 친구들을 내가 어쩔 수 있겠는가?
내 강의를 듣긴 했지만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면 어쩔 도리가 있겠나?
내 작품을 본 적이 없거나 설사 보더라도 읽어내지 못했다면 도리가 없지 않은가?
너무 쉽게 판단하고, 너무 쉽게 좌절하고, 너무 쉽게 질문하고, 너무 쉽게 단념하고, 너무 쉽게 타협하는 수많은 속성들에 대해.... 떠오른 대사 같다.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니? 무엇을? 무엇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