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세포들은 다른 투사세포들로부터의 입력이 없으면 마냥 게으름을 피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억제성 중간뉴런들은 늘 발화하고 있으므로 대개 끊임없이 발화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투사뉴런들이 자극을 받기 전에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간뉴런들에 의해 끊임없이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투사세포가 흥분성 입력에 의해 흥분되려면 먼저 그 세포에 작용하고 있는 억제작용을 극복해야 한다. 흥분성 입력과 억제성 입력 사이의 균형에 의해 투사뉴런의 발화 여부가 결정된다.
시냅스와 자아, p.96
이 글은 제 레슨 수강생들을 위한 글입니다.
무지 어려운 글이 될 것 같네요. ㅜㅜ
외운 대사를 진짜 말로 만드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가능하게 하려면 거짓말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을 분출시켜야 겨우 모양을 갖춥니다. 무지 부끄럽고 말로 형용하기 힘든 상태(기분)를 겪게 되지요.
'자기의 소리'로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문장의 의미를 따라 차곡차곡 진행해나가면서 이야기를 쌓는 일은 웬만큼 경험있는 배우들도 아주 힘듭니다.
대부분 그랬다고 치고 진행해나가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 순간 상대에게 어떤 목적으로 툭 첫 단어나 문장을 던지면 드디어 의식이 작동합니다. 그러나 외운 대사이기에 곧바로 중간 뉴런들은 억제성 기능들이 작동할 겁니다. 거짓말 기작을 원할 DNA는 드물테니까요. 두번째 단어나 문장 즈음에서 확실하게 투사뉴런을 발화시키지 못하면 대부분 이전의 습관대로, 즉 이전에 연결되어 있던 시냅스의 연결고리로 곧바로 직행합니다.
action/reaction
앞 대사를 명확하게 던지지 못하면 상대는 결국 그랬다고 치고 다음 대사를 치게 됩니다. 발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진행되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발화는 흥분성 뉴런을 말합니다.
일부러 화내는 게 아니라 상황에 의해 진짜 화가 나야 한다는 얘기지요. 연기자 상대에게 진짜 화날 일은 없습니다. 헌데 진짜 화를 내야 하니 거짓이 분명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투사세포의 발화는 화를 내기 위한 발화가 아니라 외운 대사를 진짜 말로 바꾸는 발화를 말합니다.
"지금은 거짓말을 해야 돼! 앞에 있는 사람에게 대사를 말로 표현해야 돼!!!" 쯤 되겠지요.
끊임없이 방해할 겁니다. 중간음을 사용하게 하거나, 어미를 막아버리거나, 일정하게 반복하는 리듬으로 치닫게 만들 겁니다. 모두 중간뉴런들의 억제성 기작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들입니다. 어쨌건 거짓말을 계속해서 용납할 뉴런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길을 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외운 대사가 말이 되어야 최민식이 되고 드니로가 될 수 있어" 뭐 이런 절체절명의 목적성이 없다면 좀체 길을 열기가 힘들 겁니다.
외운 대사가 말이 되면 어미나 중간 부분이 물결을 칩니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상대 역시 싸~ 할 겁니다.
그리고 진행되다 보면 결코 일정한 리듬은 나올 수 없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말할 때 일정한 리듬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action은 던지고 reaction은 받는다는 의미 같지만 애초의 action이 reaction이기에 action=reaction이라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뜬금없이 던지는 말은 없습니다. 뭔가 계기가 있었으니 입을 열었겠지요. 그 다음에 의식이 작동되고 의식은 또다른 말들을 어떤 형태로 내뱉게 만듭니다. 상대는 의미를 알아채고 자신의 입장을 드러냅니다. 아주 미세한 변화에 따라 자신 역시 미세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공연은 어느 범주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가 발생합니다. 연극의 매력이지요.
상대의 대사가 지대로 꽂히면 기분이 싸~ 합니다. 순간 억제성 중간뉴런들이 작동할 겁니다. 그거 이겨내라고 이 글 올리는 겁니다. 무지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길이 생기고 '미엘린'으로 두텁게 피복될 때까지는 이겨내야 합니다.
결국 길이 나면 다른 모든 대사들도 다 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외운 대사가 말이 되면 그 다음에 호흡 사용 배우고 인물만들기 들어 갑니다. 순서가 바뀌면 연기는 공연내내 힘주기 마련이고 쌓이지 않는 내용으로 점철하게 됩니다.
납득시켜라, 제압하라, 들키지 마라.
<곰>에 등장하는 스미르노프와 뽀뽀바는 귀족들입니다. 어지간해선 화내지 않습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명확하게 납득시키려고 노력하겠지요. 그러나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제압하려 듭니다. 물론 제압할 때도 단호하게 말하지 화는 좀체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할겁니다. 귀족들은 온통 예의, 예절로 중무장한 족속들입니다. 그랬기에 "무식하고 무례하군요"라는 뽀뽀바의 대사에 스미르노프가 빡쳤던 겁니다. 빡친 이 순간에도 화를 내진 않습니다. 분노가 치밀지만 들키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사용하겠지요. 결국은 호흡으로 드러날 겁니다.
<곰> 대사할 때 제발 함부로 화내지 마십시오.
'단호하게' '분명하게' '납득'시키거나 '제압'하셔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