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는 말이다.
대사를 말로 인식하고 있는 배우는 드물다.
다음 대사를 지금 이 순간에 떠올려서 구사하는 배우라면 일단 말로 인식한 거다.
허나 문장 하나하나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얘기가 차곡차곡 쌓여나가질 못하기에 항상 허기진다.
대부분 희곡의 대사나 시나리오의 대사들이 완성된 형태라 믿지만 구현되기 전까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분석공부를 하는 이유고 촬영 중에도 대사를 손질보는 이유다.
대사는 '볼륨'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나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볼륨이 생기게 되어 있다. 일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야기는 발전하기 마련이고 감정이 작동되기 시작하면서 어이없거나 분출을 하거나 진정의 양상 등을 띠게 된다. 이 때 대사들에 볼륨이 생긴다.
어이없어도 생기고 분출을 해도 생기고 진정의 순간에도 생긴다.
흔히 호흡 호흡 그러는 게 다 이런 현상이 미덥잖아 지적하는 용어다.
호흡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연기자들에게는 과한 숙제고 난해한 용어다.
볼륨은 고민고민하다 선택한 용어다.
흔히 말하는 리듬은 볼륨의 현상이고
템포는 볼륨을 낳게 하는 또다른 장치고
정서는 볼륨을 동반한다.
볼륨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현상이다.
정서 역시 만든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면 자연스레 생긴다.
같은 현상이고 같은 메카니즘이다.
현재로는 단어 뜻 그대로 높낮이로 이해하시거나 강약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다.
볼륨이 강렬하게 구사되면 그냥 말하기보다 몇 배는 부끄럽다. 우연히 한두번은 되도 반복하기는 무지 어렵다. 강렬한 거짓말을 계속하게 냅두지 않는 진화의 결과이다.
할 때는 구분이 잘 안가지만 볼 때는 쉽게 인지된다.
멋진데? 와우 잘하는데? 진짜같다! 머 이런 느낌오면 볼륨이 지대로 작동한 거다.
핸드폰의 카메라를 이용하라.
성능이 넘 좋아져서 음성이나 화질이 거의 실제와 다를 바 없다. 연습하고 찍고 확인하고 체크하고 분석해서 또 연습하고 찍어대라.
2,30년전에도 마이마이 녹음기로 이 짓을 하는 배우들이 간간 있었지만 녹음 상태가 좌절하기 딱 좋았던 성능이었기에 확산이 되질 못했다.
명확한 눈을 기르기 위해 드니로 파치노 로버츠 스트립 최민식 등의 장면들을 보고보고 또 봐라.
교과서적 의미가 있는 대사를 잘 손질해서 외운 다음 말이 될 때까지 읊조리고 읊조린 후 촬영해서 보고 좌절하고 체크하고 또 연습해서 촬영하고 보고 또 봐라. 짧은 대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략 서너줄!
눈기르기와 대사 촬영은 병행되어야 한다.
첨엔 말이 되고 있느냐
담엔 얘기가 쌓여 나가느냐
막판엔 볼륨이 생기고 있느냐 혹은 호흡이 작동되고 있느냐 혹은 와우 전혀 대사로 느껴지지 않는데?를 기준으로 ^^
제자들이 대학로 나서서 3~5년쯤 되니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그나마 sns 시대이기에 이렇게라도 내 연구를 실을 수 있는 거다. 이 공간을 플렛폼이라 여기시고 이전 글과 영상들을 참고하시면서 버텨나가길 바라네... *~*
2학기 연출수업 땐 쓸만한 효과적인 영상들이 좀 더 양산될걸쎄! 저작권 문제에 걸리지 않을 영상이라면 분석과 동반해서 수시로 올릴 계획이닷~ 기둘경!!
- 어제 대학로 나가 집합 한번 걸어볼까 하다가 만화방가서 풀었다. 우울증이 조금 길게 가길래 녀석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싶어 다시금 긴 글을 작성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