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감성력/표현력/순발력/분석력/관찰력/ 상상력
배우는 물론이고 예술을 전공하는 자들이라면 반드시 향상시켜야 할 능력들이다. 김태용연극교실 첫날 말미에 잠시 가졌던 이론 수업을 공유해볼까 한다.
1) 집중력 : 일종의 멘탈에 관한 얘기다. 연기라는 게 본능에 반하는 행위이다보니 끊임없이 도망가게 만든다. 대사는 하고 있지만 순간순간 도망간다. 연기가 늘지 않는 첫번째 원인이다.
2) 감성력 : 일종의 마음인데, 감성 뿐 아니라 이성 능력도 포함된다. 이 능력은 주로 독서, 영화, 만화, 클래식, 미술 등에 의해 향상되는데, 특히 오타쿠성이 짙으면 강렬하게 터득된다.
3) 표현력 : 재료를 잔뜩 만들어야 한다. 평상시의 말과 행동이 스펙터클하지 않은데, 무대나 매체에서 강렬하게 작동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훈련의 강도를 끊임없이 높여나가야 할 부분이다.
4) 순발력 : 인간이 일반적으로 떠올리고 판단하는 순간은 0.08초 기작이다. 말을 빨리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뇌의 속도를 강화하는 훈련이라 여기면 된다. 안세영이나 손흥민 등의 {순간 반응}과 맞닿아 있다.
5) 분석력 : 작품을 이해하는 능력이고, 집요하게 질문하고 또 질문하지 않으면 결코 터득될 수 없는 능력이다. 남에게 들은 분석은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의 확고한 판단이 객관성을 가질 때 완성되는 능력이다.
6) 관찰력 : 우리가 보는 세상의 90%는 모두 가짜다. 보고 있다고 여기고 듣고 있다고 느낄 뿐이다. 뇌의 기작이 그렇다. 확대경으로 봐야 하고, 초점 맞춰서 봐야 하고, 초집중 상태로 들어야 한다. 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게 알고 있던 것이 아님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된다.
7) 상상력 : 예술가의 덕목이다. 난제를 푸는데 있어 상상력만큼 효과적인 능력은 없다. 떠올리는 능력인데, 일단 재료가 풍요로워야 하고, 궁금해서 미칠 지경의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 오타쿠성 삶이 주로 이를 가능케 한다. 일론 머스크, 피카소, 제레드 다이아몬드, 스티븐 잡스, 마이클 조단 등이 그랬다고 본다.
표현력 훈련의 한 예
이 중에 표현력 향상을 위한 한 케이스를 제안해볼까 한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으니, 세 가지 제안을 해보겠다. 끌리는 장면을 선택해서 집요하게 파고 들다보면, 예상치 못한 능력을 터득하게 될 확률이 높다.
1)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유해진이 고래 설명하는 장면을 캡처한 후 대사로 만들어 남아돌 정도로 외우고 자기만의 연기를 구축해 보라.
2) [나잇&데이]의 카메론 디아즈의 장면을 캡처해서 우리말 대사를 자신에 맞게 수정 후 반복해서 입에 붙힌 후 촬영을 반복해보라. 디아즈의 연기가 물이 올랐을 때의 영화이기에 적극 추천한다.
3) 이영지가 심상찮다. 근래 3년간 뇌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랩은 물론이고 노래와 춤과 프로진행 능력도 일취월장 늘고 있다. 쇼츠 하나를 캡처했다. 이 말을 대사화하고 외운 후 모방해보라. 음의 강도와 순간 판단속도와 리듬이 특별나다. 촬영해서 비교해보면 엄청 힘든 모방임을 곧바로 깨닫게 될 거다.
표현력 훈련은 본능과의 전쟁이다. 리듬이 격렬하고, 음이 끝에 닿고, 의지가 어마무시한 장면이 훈련에 도움이 된다. 정적인 장면은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끄러움이 클수록 훈련용으로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