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2학년 [연출1:1] 수업에서 나온 질문과 나의 답변을 정리한겁니다.
1. 솔료늬이가 향수 뿌리는 장면이 무려 4번이나 나온다. 작가는 대체 뭘 의도한걸까?
4번이면 관객은 대부분 그 사실을 인지할 수 밖에 없다. 뭘 노린걸까?
체홉은 관찰의 왕이다. 체홉은 실제 인물들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응용해서 인물을 구축시킨다. 탄생된 인물 대분분이 모델이 있다고 보면 될 정도다.
게다가 체홉은 의사다. 당시 의사는 지금처럼 분야가 나눠진 시스템이 아니었다. 애도 받고 외과시술도 하고 때론 정신과의사 역할도 했으리라.
시종일관 향수를 뿌린다는 건 일종의 '결벽증 증세'를 암시한거라 봐야지. 레이디 맥베스가 끊임없이 손을 씻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 중 하나인 이리나의 좌절은 뚜젠바흐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한다. 솔뇨늬이는 이리나에 대한 자신의 구애가 씹힌 이유를 뚜젠바흐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집착한다. 결국 결투를 성사시키고 투젠바흐를 죽인다.
솔료늬이는 이미 결투 경험이 두번이나 있었다. 물론 뚜전바흐는 첫 경험이고 ㅜㅜ
시비를 걸고 교묘하게 결투를 성사시킨 솔뇨늬이는 일종의 사이코패스였던 것이다.
2. 세자매 중 왜 이리나만 일을 할려고 했을까?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세자매 중 유독 이리나만 노동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 바른 질문이다.
19세기 말 러시아 정치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사상이 한창 젊은 피를 들끓게 만드는 시기였거등. 귀족계급이나 인테리겐차(지식인) 중에서도 많은 동참이 있었다.
<벚꽃동산>의 뜨로피모프(대학생)나 아냐도 그 예이다. 물론 뚜젠바흐도 그 대표적 경우인게지.
마샤는 결혼해서 생활의 안정을 찾은 셈이고 올가는 오랜시간 선생을 했지. 이쯤되면 자연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띠게 된다. 헌데 이리나는 젊잖아. 철없고. 뜨겁고.
결국 이리나가 원하던 노동은 실패로 돌아간다. 전신국과 시청에서의 노동은 이리나를 황폐하게 만들고 말았으니까. 타협을 본다.
큰언니처럼 선생이 된거지.
애초에 꿈꾸었던 노동은 귀족인 이리나에게는 무리였다. 유행처럼 퍼지던 입으로만 떠드는 사상논리들에 대해 일침을 가한 셈이다.
체홉은 이런 인간의 속성들을 꼼꼼하게 관찰하고는 교묘하게 패러디한다.
정말 멋진 양반이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