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락 당한 귀족들의 위선·속물근성, <위선자 따르뛰프>
[세계일보=신동주 기자]
‘ 위선자 따르뛰프’ 22일 무대에 코러스 강조 동화적으로 변신
‘동 쥐앙’ ‘인간 혐오자’ ‘스카팽의 간계’ 등으로 널리 알려진 17세기 프랑스의 극작가 몰리에르의 명작 ‘따르뛰프’가 22∼29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2010년 ‘스카팽의 간계’를 무대에 올렸던 코미디 전문 극단 수레무대의 창단 20주년 기념작인 연극 ‘위선자 따르뛰프’는 사기꾼 따르뛰프를 통해 사회의 위선, 속물근성 등을 풍자한다.
▲ 위선자 따르뛰프 공연 장면
이야기는 부유한 중산계급의 가장인 오르공이 신실한 성자로 가장한 따르뛰프를 절대적으로 추종한다는 우스꽝스러운 설정에서 시작한다. 오르공은 가족들의 불평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딸 마리안과 따르뛰프의 결혼을 추진한다. 하지만 따르뛰프의 생각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그는 오르공의 재산을 가로챌 것을 계획하고, 오르공의 젊은 후처 엘미르까지 유혹하기에 이른다. 평소 따르뛰프를 의심하던 클레앙트가 결국 따르뛰프의 정체를 밝혀낸다. 하지만 이미 오르공의 재산을 넘겨받은 따르뛰프는 역으로 오르공에게 큰소리를 치며 공격하게 되는 입장에 선다. 몰리에르는 분별력없이 믿기만 한 오르공과 성직자로 행세하면서 위선과 간통을 범하는 따르뛰프를 통해 17세기 프랑스 사회에 파고든 가짜 신앙, 귀족들의 퇴폐상 등을 시민의 양식을 바탕으로 풍자했다.
이번 작품은 요정과 요정 코러스 등을 강조해 동화적으로 변모한 게 특징이다. 한 오두막집에서 인형 수집을 취미로 가진 한 소녀의 연극놀이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인형들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고, 소녀가 매일 밤 읊조리던 연극이야기 ‘위선자 따르뛰프’를 인형들과 함께 만들기 위해 요정들이 주문을 외우면서 극중극은 작품 전체로 옮겨간다. 원작의 여자 하인 도린 역할을 강조해 하녀 요정 코러스를 설정함으로써 ‘코러스 뮤지컬’이라 부를 정도로 춤과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도록 했다. 개그맨 김한석과 전영미가 장민관, 박지홍, 이은아, 구민철 등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2만원. (02)716-2515
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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