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통 코메디의 진수 꼬메디아
[전북일보=최기우 기자]
▲ 위트, 풍자, 해락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연극 '꼬메이다'의 한 장면. (desk@jjan.kr)
과장된 표현과 엉터리 소동, 노골적인 농담, 개그, 슬랩스틱, 우연성, 황당무계함, 위트, 풍자, 해학성 등을 특징으로 한 르네상스 시기의 한 양식인 '꼬메디아 델 아르떼'(commedia del arte).
우리네 마당극과 닮은 중세 이탈리아의 연극양식 '꼬메디아 델 아르떼'가 전주무대에 재현된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대표 이인권)이 '2003명작극장'이란 이름으로 마련한 극단 '수레무대'(대표 김태용)의 연극 '꼬메디아'. 2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매주 토요일(오후 3시·7시)과 일요일(오후 3시) 소리전당 명인홀.
극단 '수레무대'는 드라마적 기법보다 배우들의 신체기술 및 기예에 크게 의존하고 반(半)가면이나 독특한 의상을 사용하는 '꼬메디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며 12번의 공연동안 권력층과 지식층을 비꼬는 풍자마당을 펼친다.
'맹진사'나 '말뚝이'와 같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이 등장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마당놀이처럼 이 연극도 15세기 이태리 마당극에 등장하는 대표적 캐릭터인 '아를르깽'과 '판타로네' 등이 등장한다. 뚜렷한 대본이 남아있지 않은 장르의 특성상 주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두쪽 분량으로 기록된 몇몇 에피소드들을 참조했다.
6개의 에피소드는 '신병모집' '사랑의 편지' '콜롬비나' '도토레' '피크닉 바구니' '곰'. 그중 옥타비오가 맡긴 피크닉용 음식과 술을 모두 먹어버린 아를레키노가 옥타비오를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 '피크닉 바구니', 처녀에게 반한 판탈로네가 하인 아를레키노에게 그녀를 위해 쓴 사랑의 편지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며 벌어지는 해프닝 '사랑의 편지', 안톤체홉의 작품을 각색한 '곰' 등은 주목할만하다. 기록에 충실하게 제작한 의상과 가면은 또다른 볼거리.
1992년 창단, 철저한 훈련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극'을 표방해온 극단 수레무대의 이름도 꼬메디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양식을 공연하던 극단들은 언제 어디서나 공연이 가능한 이동식 무대를 사용했는데, 이 이동식 무대가 수레무대였던 탓이다.
정치인과 재벌들의 아귀다툼으로 황당 무계한 세상. 중세 유럽 귀족을 풍자한 유럽풍 마당극이 우리의 텁텁함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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