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ion
연기수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참 설명하기 힘든 개념이다.
연극의 출발지인 그리스 언어로 이 용어가 처음 표현되었겠지. 그리고 르네상스 시기에 이탈리아 북부의 한 대학에서 번역되었을테고, 이후 각 나라 언어로 재번역되었고, 영어로는 'diction'이 선택된 거다. 결국 한국말로는 '발음'이 된건데..... 좀 심각하다.
발음이 안좋다?
발음이 안 좋은 사람들 중에 연기 엄청 잘하는 배우들 흔하다. 돌아가신 추송웅이나 박신양 심지어 오달수나 송강호도 결코 좋은 발음을 구사하지 않는다.
결국 'Diction'의 의미는 '발음'은 아닐 것이다. 'Project' 즉 '전달'에 가깝다.
대사 전달
1. 반드시 상대방에게 말해야 한다.
2. 말하려는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3. 듣고 말해야 한다.
발음 후져도 이런 요소들을 분명하게 적용시키면 진정한 의미의 'diction'이 작용한다.
하지만 이 문장들을 절대 믿지 마라.
뇌란 놈은 스스로는 하고 있다고 믿어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되내봐야 별 효과가 없다.
그저 대사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우와 존나 잘한다!' 하면 'diction'이 좋았을 확률이 높다.
'Diction'은 'Project'이기 때문이다.
터득되서 고수가 되어도 후배나 제자들에게 가르칠 땐 또 이런 애매모호한 단어나 문장들을 나열할 수 밖에 없다.
대략 만시간이 필요한 과정인데 300시간 정도 투자하고 되니 안되니 하니 그게 문제인게다.
이해력과 집중력이 월등한 친구가 어쩌다 막강 선생 만나면 혹 2,3천 시간만에 터득 될려나?
죽자살자 연습하는 친구들 경우 하루 평균 3시간, 한달에 90시간, 1년에 대략 1000시간 하면 10년 안에 될 것 같기도 한데.... 인간의 리듬이 참 간사해서 자꾸 좌절시키고 외롭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들어 대개 미루지. 내일로.
어차피 10년이 더 걸릴거라면 이해력과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건 어때? 좀 읽기 힘들지만 무지 천재가 쓴 책들을 줄쳐가면서 읽어대면 그리 될 것도 같은데 *~*
그리고 괜찮은 프로그램에 일단 오디션 붙어서 기회를 얻고
그기서 죽자사자해서 또 좋은 선생 눈도장 찍히고 또다시 기회를 얻고 머 그러다 보면 손병호도 되고 이소희도 되고 장영남도 되고 송강호나 박신양이나 전도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로또는 없다. 혹 되도 준비가 덜 되어있으니 10억 한순간에 날린다. 평생 먹고 살 능력을 터득하면 그게 로또 아닌가?
만시간 투자해서 'Diction'을 터득하는 순간.... 탁월한 분석능력, 관객이나 시청자의 관점, 능수능란한 블로킹 그리고 강렬한 포스 등은 부수적으로 습득된다.
류승룡이 영화 '활'에서 내게 확인시켜준 모습이었다. 그 친구는 20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