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역에서의 시냅스들의 변화는 마치 도미노처럼 다른 영역에서의 시냅스들을 변화시킨다
뇌는 대부분 자아를 전체적으로 잘 유지한다. 그러나 연결이 변화하면 퍼스낼러티도 변할 수 있다.
시냅스와 자아, p.502
뇌과학 공부하다보면 대부분이 환자들을 예로 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쨌든 나는 이곳에서 연기의 비밀을 찾아내야 하기에 그 지리한 병상기록들을 꼼꼼하게 체크해 나간다. 치료를 목적으로 책을 쓰는 뇌과학자들이지만 적지 않은 분들이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뇌를 설명하기도 한다. 이 부분들이 내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뇌가소성
뇌의 변화란 새로운 신경세포의 연결고리를 일컽는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시냅스의 연결고리고, 자주 사용하는 시냅스의 연결고리에 미엘린이 두텁게 씌어진다."
새로운 공부나 새로운 기술을 익힐 때 우리는 무진 애를 쓴다. 그럼에도 얕으면 금새 사라진다. 이전의 연결고리로 되돌아가버린다. 그래서 습관이 무서운 거다. 바꾸려고 결심했다면 이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 어릴 때는 그닥 힘들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길내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년의 뇌도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소성이 발휘된다. 문제는 미엘린이 두텁게 씌어지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연기의 비밀/거짓말의 작용
매번 얘기하지만 여기는 배우학교다. 연기자가 되기 위해 강화로 모여 든 거다.
이전에도 연기티칭에 관해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세월이 흐르다보니 제자들 중에 당시에는 터득했었지만 한순간 '듣고 말하기'의 기작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목격했고,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공부(세포학/진화학/뇌과학)에 매진한 거였다.
연기는 명확한 거짓말이다. 외운 대사로 한결같이 상대방과 관객들을 속여야 한다. 몰카 유튜브를 예로 들 수 있다. 능청스럽게 목표사람을 속인다. 속이는 과정이 들켜버리면 게임아웃이다. 성공한 영상만을 편집해 올렸기 때문이지 이들도 많은 영상을 버렸을 거다.
관객들은 리얼(명확하게 속이기)하지 않아도 스토리의 힘에 의해 어느 정도 이해심을 가지고 객석에 앉아 있다. 연기가 엉성해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마치 예의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거다. 연기가 리얼하면 관객은 웬만해서는 집중을 놓지 않는다. 연출의 힘도 당연히 작용할테지만 배우의 능력을 넘기는 힘들다. 그래서 연출은 연기선생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시냅스의 연결고리에 미엘린을 씌운다는 뜻은
1) 정확하게 이 상황을 이해 혹은 납득하고
2) 반복에 의해 대사를 완벽하게 입에 붙히고
3) 매번, 순간 떠오른 말로 만들어 버리는 거다.
대상가지기/듣고 말하기/자기자신마저 속이기
등이 모두 연기의 기본일 수 밖에 없는 이유고,
이 부분들에 미엘린이 두텁게 씌어지면 향후 연극은 순조롭게 제작된다. 물론 영화나 TV드라마에서도 약간의 기술을 덧붙히면 어렵지 않게 작용한다.
일반적인 용어들(철학,의미,소통,배려,공정 등)로 이들을 납득시키려 했다면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특히 연기는 더 걸렸을 거고!!
과학적인 용어는 초기에는 잘 먹히지 않지만, 각자가 책을 읽고/검색해보고/적용해보다보면 효과가 반드시 생긴다. 아니 생겼다.
MZ세대들은 납득시키지 않으면 참 쉽게 반항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뇌과학 공부는 시기를 잘 맞춘 것 같다. 20년 전이라면 어림도 없었을 거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분명 내게 유리한 쪽으로 흘렀다고 본다.(녀석들은 강의 중에도 확인한다)
동기 혹은 의욕이 생길만한 미션 던지기
제페토, 로블록스, 호라이즌월드, 이프랜드 안에서 맘껏 놀고 강의도 하고 연기 연습도 시키고 싶다. 그럴려면 참 익숙치 않은 메타버스에 관한 시냅스의 길을 생성시켜야 하고, 그 길에 미엘린이 씌워질 정도로 집요하게 공부하고 반복해야 한다. ㅠㅠ
내가 왜 이 짓을 반복해야 하는지 그 계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다.
꽤 의지 있다는 나도 순간순간 단념을 꾀하는데 청년들이라고 쉽게 받아들여지겠는가? 그래서 항상 미션 줄 때 지들이 좋아하고 짧은 시간에 확인 가능한 종류로 선택한다. 돌아가는 것 같지만 한쪽이 발달하면 또다른 시냅스의 연결에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는 확신이 있기에 이 방법을 계속 고수할 생각이다.
새로운 공부는 늘 어렵다.
뇌에 새길 낼 때 생물학적으로 일단 제재를 가한다. 억제 호르몬이 대부분 호르몬 분비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현상과 다를 바 없다. 일단은 하지 말라고 막고 본다. 진화의 결과다.
그래서 동기(의욕)가 중요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