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1 04시30분14초
차 떼고 포 떼고도 공연은 '재미있다' '감동스럽다' '열정적이다'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지 찝찝한 이유는 무엇인가?
관객의 숫자가 적은 탓인가? 혹은 가족극의 의미가 유아들을 포함해야만 하는 실정에 맞추지 못한 탓인가?
수레무대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워낙 사이즈가 큰 제작물이었기에 올인 투자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단원들의 상처가 깊었다. 작업의 양이 과부하로 작용하면서 내부의 불만들이 끼리끼리로 뭉쳐 위로와 푸념으로 편나누기가 이루어진 것이다. 공연을 마치면 극단을 떠나고자 하는 단원들이 몇몇 더 늘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제대로 평가 받고 물질적 이익으로 작용되는 순간은 내년이나 후내년일지 모른다. 혹은 10년 후일지 어찌 알겠는가? <어린왕자>가 10년을 넘도록 공연의뢰가 멈춰지지 않는 걸보면 유별나게 공들인 <비보이 피노키오> 역시 쉽게 사라지리라 믿진 않는다.
문제는 이 사이즈를 줄인다 해도 참여자가 15명선은 유지되어야 하고
손볼 곳도 여럿 더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보면 걱정이 앞선다. 프러덕션 시스템을 유지하려 들면 나의 일이나 수레무대 일정이 엉킬 위험이 있고 수레무대 시스템만을 고집하기에는 경제 논리가 아쉽다.
문제는 대가이다. 물질적 대가가 이루어지든 심리적 대가가 이루어지든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되겠기에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불과 3~4년 후면 극단 운영이 안정권에 들 것이라 믿는다. 몇몇 작품을 상품화 시키고 몇몇 연극상 받을 만한 작품을 제작하리라 마음 먹었기에 그닥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 믿지만서도.....내게는 짧게만 여겨지는 기간이 몇몇 단원들에겐 아주 길게 여겨진다. 20대든 30대든 5년은 무척 긴 시간인가 보다.
평생 연극하리라 맘먹었다면 10년 정도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닌데....물론 사람들과의 부딪김이나 경제 논리가 고통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해도......최고가 된다거나 선수가 되려면 어차피 겪어야만 하는 과정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그 맘 때는 잘 인지가 안되나 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보다는 훌륭한 연기자가 되길 바란다.
60이 넘어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그런 배우
60이 넘어도 질문을 멈추지 않을 그런 연출
죽기 직전에 '한판 인생 잘 놀았다' 느낄 그런 연극쟁이
수레무대 이전에 내가 꿈꾸는 연극관이다.
2007년 한 여름.....수레무대 대표 김태용의 궁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