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치고는 퍽 만족스런 공연이었다.
최진석 김정호 김정은의 [청혼]은 2년만에 올리는 공연이라고는 여기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다. 특히 김정호의 로모프는 가히 일품이었다. 끊이지 않는 박진성(당위성+진실성)으로 관객의 눈을 마구 즐겁게 만든다. 가끔 연출은 이런 경우.....복권 당첨의 기분을 만끽한다.
김동곤 이인호 송경하의 [청혼] 역시 예상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나딸리아 송경하의 안경을 이용한 비지니스였다. 안경을 벗으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쓰면 돋보기 마냥 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실제로 안경테에 볼록렌즈가 끼어있는 것 같았다. 공연 30분 전쯤에 설정한 비지니스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단한 배우다.
6시 8시 관객 합쳐서 불과 20명이 채 안되는 최악의 상태에서도 공연의 질을 떨구지 않는 [청혼]팀들의 연기력에 연출로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고맙네, 친구들"
내일은 알제리파스 [철학자 구름같은연기의 세상보기] 공연 첫날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무대설치와 조명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늘 낮
3시에 모여 리허설을 하고 곧바로 공연에 들어간다. 막바지 작업에 매달린 탓에....기획을 소홀히 한 나머지.....초기 관객동원이 말이 아니다. Farce는 원래부터 관객의 숫자와 직결되는 연극양식인데...쩝
숙제가 왜 이리 많아?
.........일단 잠을 좀 자자........연습실에서
2001/09/18 04시35분42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