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21 06시12분22초
2004년 올해 스케쥴이 거의 확정되었습니다. <어린왕자> 순회공연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원금이 결정났기에 10월 중에 이뤄지리라 판단됩니다.
올해는 빚으로 시작하는 바람에 정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다시는 겪기 싫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격지 않을 것입니다.
극단 운영은 3년 사이에 3배 이상 방만해졌고 수레무대에 대한 주변의 인식도 놀랄 만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항상 실험하고 준비하는 극단의 자세를 고집했기에 당분간은 극단의 인지도가 떨어지지 않으리라 판단됩니다. 그러나 천년만년은 없습니다. 또 다시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새 극단은 매너리즘에 빠지고 의미를 잃고 맙니다.
수레무대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높아지고 경영은 방만해지고 합숙의 익숙함은 매너리즘으로 치닫습니다. 불길한 징조입니다.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기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첫번째 시도로 경쟁의 의미를 깨닫게 만들려 합니다.
극단 짠밥 순서와 상관없이 딛고 일어선 단원들에게 배역의 기회가 주어지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려 합니다. 대신 1차적인 기회를 주겠지요. 워크샵을 통한 기회입니다. 1년에 두차례 이뤄지는 대학로 공연 중에 월요일 무료공연을 통해서와 인형극 투어 공연을 위한 오디션을 통해서 연기 능력이 평가될 것입니다. 스텝 능력 역시 배역에 가산점을 얻게 됩니다. 이는 이해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 몇달 사이 대학로 공연을 접하면서 일부 연기자들의 괄목한 발전을 체험하면서 긴장을 안가질 수 없었습니다. 오디션을 통한 연기자들의 처절한 준비를 목격 한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합숙의 위력은 분명 대단하지만 온실의 양상도 띱니다. 합숙의 의미는 연습실 근처에서 주거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고 연기 수업은 스스로의 프로그램에 의한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원들의 수도 적잖이 늘고 있는 추세라 하나하나의 입장을 다 생각해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제 스스로의 본성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먼 미래를 보고 차갑게 판단들을 내리려 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는 인식을 반드시 주지시키려 합니다.
단원 모두가 수레무대에서 살아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