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27 누군가는 해야만 될 작업들

관리자 0 2019.06.12 96

 

유학갈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결국 유학을 선택하진 않았다. 아울러 이 선택에 대해서 후회해 본 적도 없다.

 

헌데 오늘 잠깐 답답함을 느낀다. 내년 작업을 위해 문예진흥원 지원 신청에 대한 대본과 자료 정리를 하다가 원서들을 읽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잠시 그런 느낌이 들었다.

 

Duchartre<Italian Comedy>를 읽으면서 나의 영어 실력에 좌절한다. 몇 시간을 읽으면서 세페이지를 넘지 못한데다 이게 맞는건지 틀린건지.........

 

몇 주 전에 미국 유학갔다온 한 연극인이 그랬다. 아니 아직도 오스카 G. 브로켓의 <History of Theatre>가 번역되지 않았나요?

 

그렇다. 연극사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정평이 나있는 책이라 대학원 시절 텍스트로 사용하곤 했던 서적인데, 여전히 번역되어 있지 않다. 그나마 <연극개론>이라는 김윤철역의 오스카 G. 브로켓의 책이 번역되어 있긴 하지만 <Histoy of Theatre>의 반 정도 분량이다.

 

연극이란 게 다양하기 그지없으며 그 근거들 역시 복잡하기 짝이 없다. 어떤 부분은 상상력으로도 해결될 수 있겠지만 역시 바탕은 여전히 필요하다.

 

서구에서 들어오는 많은 완성작들을 보면서 그 바탕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떻게 상상력만으로 그 심도를 그려낼 수 있으랴. 복잡하기 짝이 없고 다양하기 그지없는 연극성에 대한 근거찾기를 수도 없이 거친 후에 만들어진 작품임을 의심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번역되어야 할 목록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 계신 분들의 몫이다. 항시 연극서적에 대해서 출판사는 호의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대학을 설득하든 연극 기금을 마련하든 후대의 연극인에 대한 독립투사적인 의지가 필요한 때다.

 

현장인들 역시 텍스트들에 대한 제작을 게을리하면 아니될 일이다. 각색이나 번안의 <햄릿>도 중요하지만 해석으로의 <햄릿> 공연도 반드시 무대화 되어야 한다. 대사를 바꾸지 않고도 탁월한 시도는 얼마든 가능하다. 피터 브룩의 <한여름밤의 꿈>이 그러했고 리투아니아의 <햄릿> 역시 그러하지 않았는가?

 

<꼬메디아 델 아르떼>를 공연하면서 끊임없이 무력함을 느낀다. 한두해에 해결될 일이 아님을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우직스럽게 진행해 나가고는 있다. 후배 세대에 최소한 고전 코미디에 대한 근거는 남겨주어야 하고, 현대 연극양식의 밑바탕이었음을 체크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러시아 유학파들이 체홉의 비밀들을 하나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세계연극축제들이 곳곳이 열리면서 다양함을 제시하고 그 다양함에 대한 근거찾기를 세미나나 워크샾을 통해 시도하기도 한다.

 

창작극 이전에 연극은 이미 서양의 산물이다. 우리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연극 추세에 발빠르게 대처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후학들이 유학을 가지 않고도 이론적 근거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세계 연극의 흐름에 대한 정보가 뒤쳐지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짜야 할 것이다.

 

돈의 문제 이전에 의지의 문제이고 필연성에 대한 자각이 필요한 때다.

 

극단 수레무대 김태용의 푸념

 

2003/10/27 04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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