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7 <꼬메디아>를 무대에 올리면서....

관리자 0 2019.06.12 79

 

<꼬메디아 델 아르떼, 에피소드>라는 제목이 넘 어려울 것 같아서 줄여 <꼬메디아>로 제목을 바꿨더니 몇 오해가 생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작품 하나씩으로 오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꼬메디아 델 아르떼는 원래 대본이 없다. 배우들의 즉흥으로 진행된 공연에 대한 기록들만 존재할 뿐이다. 그 기록 중에 기발했던 장면들에 대한 대사들이 여럿 있는데 그것들을 번역하고 변형시켜 수레무대 나름대로 형태를 만든 것이다. 길어야 15분에 불과한 장면들이다. <, 페러디>만 대본이 있는 셈이다.

 

다음번에 다시 공연된다면 <꼬메디아, 에피소드>라고 정정할 예정이다.

 

거창국제연극제를 필두로 남양주 과천 그리고 신촌 포스트극장 공연으로 이어지는 동안 참 많은 사건들과 평가들이 있었다.

 

거창공연 첫 날 핀마이크 사건으로 최악(?) 공연을 하고선 연극제 사무국에 항의를 하여 다음날 양질의 핀마이크로 교체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2년 간의 준비가 빛을 발했다. 관객의 열화같은 카틴 콜 박수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좀체 칭찬 안해 주신다는 극단 미학의 연출가 정일성 선생님과 전 연극협회 이사장인 극단 성좌의 권호일 선생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일째 공연엔 무려 900명의 관객이 들어 찼다. 대박이었다. 크게 떨어진 공연은 아니었지만 역시 핀마이크 사건을 또다시 발생하여 둘째날의 열광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남양주 공연은 그저 그랬다. 우선 남양주 자체의 운영미숙도 있었고 때마침 생긴 교통사고로 인해 장면의 축소과정에서 양질의 공연이 이뤄지지 못했다.

 

과천공연은 절반 성공이었다. 첫날은 역시 핀마이크 사고가 첫번째 원인이었고 둘째날은 그나마 버틴 수준이었다. 극장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 과천 중앙공원의 색동마당은 주로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관람하는 극장임을 운영위원들이 체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상치도 못한 갓난 애기들부터 시작해서 2~3세 아이들이 적지 않게 관객석을 메웠다. 작년 잔디마당의 <삐에르 빠뜨랑> 공연을 예상하고 간 우리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10세이상의 어린이와 어른들에게는 독특한 연극양식으로서의 감상과 몇몇 폭소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아크로바틱의 장면들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리라 예상된다.

 

포스트극장 공연은 이미 시작되었고 첫날은 유료관객 10여명 둘째날은 유료관객 100여명. 거의가 대학생 숙제개념의 관객이었다. 어차피 텍스트로 만든 공연이니 <연극의 이해>같은 연극관련 수업이나 연극과 학생들이 많이 많이 관람해야 하는 건 분명하지만 홍대앞 상황은 일반관객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관객들에게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알려지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학로에서는 대략 한달 쯤이면 관객이 모여들고 이곳 신촌은 두세달은 지나야 아마 관객이 몰릴거다. 그 사이의 대관료와 진행비가 감당되지 않으니 대부분 한달쯤 공연하고 빚을 안고 공연을 마감한다. 따라서 반드시 지원을 받아야 하고 숙제 관객을 유치해야 한다. 슬픈 현실이다.

 

공연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물론 함정에 빠지는 속도도 비슷해서 뒤로 간다고 나아지지만은 않을 지 모른다.

거창과 과천공연을 통해서 은진과 동곤의 연기력이 남다름이 증명되었고 인호가 페이스를 어느 정도 찾아가고 있고 락희는 괄목의 성장을 뽐내는 장이 되고 있다. 제욱은 간혹 함정에 빠지지만 용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군대갈 성우는 여전히 막판 빛을 열정적으로 태우고 있다. 입단 막내배우 태경은 극치의 성실함으로 연출의 맘을 흡족시키다. 비록 적은 역들이지만 음향 소품 의상 분장 등의 스텝 일을 함께 병행해 나가는 수민과 인선은 한마디로 물건들이다. 월등한 이해력의 소지자인 은아의 조명오퍼와 지현의 음향오퍼는 그 열악한 상항을 여지 없이 메워주고 있다. 막내 기준은 넘너무 사랑스럽고 차세대 수레무대 기둥이 될 연대극회 상규의 합류는 내년을 기대하게 만든다.

 

10월이 다가면 3000만원의 빚은 어느 정도 탕감될 것이다.

 

내년 예정작품인 <아를르깽, 의사가 되다>의 연습과 <오즈의 마법사> 공연 등으로 겨울을 나게 될 수레무대는 11년 중 최고의 극단 분위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작품의 질도 중요하겠지만 수레무대의 이슈는 과정에 있다. 과정이 좋으면 작품은 덩덜아 업된다. 15명 이상의 대식구가 서로 사랑하고 믿을 수 있다면 난 그것으로 족한다. 작품이란 용을 쓴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멈춤없이 진행하고 질문한다면 원치 않는다 해도 작품은 나오게 되어 있다. 어느 날 유럽에서 기립 박수를 받을 것이고 예술하면서 먹고 살수도 있을 것이다. 그석이 10년 후래도 상관 없고 20년 후래도 상관없다. 누군들 40이 아니되고 50이 아니되겠는가? 늦을 수록 폼이 난다는 사실을 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빚은 싫으니 속도를 마냥 늦추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단원들 나이들도 만만찮고 동곤과 영숙의 2세인 시우도 야금야금 커가고 10년 넘은 극단의 공간은 현재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의상 소품 무대 재어둘 공간이 택도 없으며 약간은 즐기며 연습도 해야될 것이란 생각도 들어서.....큰 연습실에 당구다이 홈씨어터 등이 가가운 시일내 필요하다. 합숙은 과정이 즐겁지 않으면 결코 유지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한 두번의 큰 역경만 견뎌낸다면 수레무대는 10년이고 20년이고 텍스트로 평가받으며 항해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극단 수레무대 대표 김태용

 

2003/09/27 09363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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