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02 보수와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은...

관리자 0 2019.06.12 813

 

보수와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이 그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지 못한다. 달리 표현하면 그들은 그들 자신이 보수임을 매너리즘에 빠졌음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지금 그들이라고 표현했다.

정확히 우리라고 표현해야 나 자신도 그 함정에 빠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나 자신을 점검해 본다.

전훈보다는 보수적이다. 그외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매너리즘에 빠질 확률은 거의 없다. 그 삶의 방향 자체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능성을 인정하기에 지금 이 순간도 골이 뽀개진다.

 

20대나 30대 초반에는 이런 문제로 고민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40대로 접어 들면 자신의 포지션으로 인해 뭔가 판단을 가져야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바로 이 때 스스로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가고 싶지 않아도 담고 싶지 않아도 그 곳에 있게 됨을 인정해야만 한다.

 

보수와 매너리즘은 편하게 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고 인간 원초적 욕망을 유지시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도 하다. 진보와 창의는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전제로 한다. 그렇기에 선뜻 그 길로 나서지 못한다. 결국 많은 인간들이 말과 행동이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논하고, 젊은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자신하고, 자신을 희생한다고 판단한다. 심지어는 독재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큰소리로 외치기까지 한다.

 

요 몇년간 대학로에서 겪고 있는 일들이다.

 

작품에 대한 공부만으로도 벅찬데 난 결국 정치 심리 생물학까지 연구하고 정리해야만 한다. 작품만 잘 만들면 된다라는 이론은 반드시 접어야 한다. 대한민국 연극 현실이 그렇다.

 

조광화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김광보와 박근형은 여전히 허덕인다. 전훈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임형택과 임도완의 앞날이 그리 밝게만 보이지 않는다. 30대말 40대 초반의 꽤 괜찮은 연출가들에 대한 나의 관점이다.

 

수레무대는 출발을 달리했고 나 자신이 일반적 삶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시간의 문제 외에는 별달리 걱정할 게 없다. 다른 이들이 이 택도 없는 길을 선택할 확률은 거의 없다. 기대는 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Creative라는 단어를 매번 적용해야 하고 삶 역시 그 곳에 맞추다보면 현실은 이미 없다. 결국 현실 능력을 갖춘 자들만의 길이며, 현실에 대한 집착이 거의 없는 비이상적 사고를 가진 자들만의 길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길은 보수 성향을 띨 확률이 거의 없고 아울러 매너리즘에 빠질 확률은 더더욱 낮다. 그래도 좋다면 추천한다.

 

독립군의 삶은 매 긴장 속에서 사는 피곤함 대신에 보람이라는 희망이라는 멋진 단어들이 내재되어 있다.

 

내 경우엔, 그 단어들 이전에 '약속'이라는 단어가 우선되었다. 난 그저 내가 한 말을 어떻하든 지키고 싶다는 어릴 적 사고와 유전적 요소가 작용한 결과 같다.

 

이 시대에 이 나이에 스스로 한 말을 지킨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긴 하지만 그런 이들이 있었기에 텍스트가 존재하고 고전이 의미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혹여나 내 자신이 보수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주절이 주절이 문장들을 나열해 보았다.

 

머 그렇게 나열해 보았다...............

 

200332일 수레무대 김태용

 

2003/03/02 18183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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