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 부산에 다녀왔다. 3박 4일의 여정 중에 전화가 끊임없이 울린다.
추석 당일 제사에 맞춰 부산에 도착한 후 가족 상봉.
그날 밤, 부산에서 활동하는 허승민과 박수라와 긴 시간의 대화.
담날 밤, 기획자 조은아와 부산예전 교수 장경욱과 장어구이를 시식.
바로 사천에 있는 장자번득 예술촌으로 내달렸다.
이훈호와 그의 가족 그리고 단원들과 1박 2일의 시간을 보낸다.
장자번득 예술촌은 밀양예술촌처럼 폐교를 이용한 연습공간이다. 무척 좋았다. 여름에 놀러가면 정녕 훌륭한 MT가 될 것 같다.
그 사이에 조은아씨의 부산공연 의뢰가 있었고, 전화로 금천구민회관 공연의뢰가 들어왔다. CF의뢰가 들어왔는데 여지없이 거절을 했고, 수원대 채승훈교수님의 대학로 포럼 멤버에 가입하라는 요청이 있었고, 서울예전의 홍주용군의 작품에 대한 견해를 듣기 위한 요청이 있었다. 그리고 몇몇 더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일이 자꾸 는다. 수레무대 이사 후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많은 과제를 남겨둔 채, 묵직한 사건이 정리되지 않은 채 진행 중이고, 계속해서 일들이 밀린다. 내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지 지금부터 계획하지 않으면 가능치 않은 현실이고 보면, 숙제가 너무 많다.
다다음 주엔 반드시 다리수술을 해야 할텐데. 오른쪽 무릎에 박힌 쇠가 4년을 접어든다. 더 지나면 빼기도 쉽지 않다는데...쩝
아직 공연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홈페이지 업그이레이드 문제, 문예진흥원 기금에 대한 문제, 신입단원에 대한 문제 그외 자질구레한 일들이 엉킨 실타래 같다.
10월 26일 단원 이새로미의 결혼식이 있다. 그 기점으로 이후의 진행이 모호하다.
대략 4개월간, 레파토리 발전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준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경제적 여건이 약간 부족할 듯 싶어 이런 저런 방안을 생각해 내고 있다.
가끔은 연출만 할 수 있는 순간을 꿈꾼다. 그러나 내가 그럴 수 있는 순간은 수레무대가 아마 멈추어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 큰 살림을 책임지지는 못한다. 몇번의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었는데도 주변 사람들은 왜 기획을 두지 않느냐고 혹은 왜 혼자 다하려고 하느냐고 다그친다. 어느 누구도 목숨을 바치거나 자신의 인생을 바쳐가면서 투자를 하진 않는다. 수레무대는 어차피 경제 논리로는 풀기 힘든 극단이기 때문에 그 어떤 묘책이 없다. 당분간은....
좋은 동반자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아무리 탄탄한 극단이라 해도 3년 후면 단원들 30%가 채 남지 않는다. 그게 20년 연극계와 차이이다. 수레무대는 %가 무척 높은 편이긴 하지만 역시 메인일 경우 한명만 빠져도 다시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은 매 한가지이다.
내년엔 그 충격들이 완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 되길 계획하며...장고에 장고를 하고 있다.
....수레무대 대표 김태용
2002/09/26 06시59분4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