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무대는 항상 일이 많다. 공연도 많고 사건도 많고 연습도 많고 게으름도 많다. 항상 그러했던 수레무대이지만 요 한달 간은 정말 너무 심했다. 춘천공연은 잘 다녀왔다 거창공연도 아주 좋았다 머 등등의 글 조차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한달 간이었고 결론 안나는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의 추이 상황을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결론이 안난 몇 가지 일들 때문에 글쓰기를 망설이게 된다.
3년간 살아오던 정든 동자동연습실이 곧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70여년 전 조선총독의 딸 집이라던 이 낭만의 연습실은 첫 합숙장소였던 통영군 잠포연습실 마냥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이사 중이다.
단원 이인호군이 입원을 해서 검사를 받고 있다. 일주일이 지났건만 아직 결론이 확실하지 않다. 심장이 문제라는데....요즘 공연들은 최진석군이 비행사역을 대신해 훌륭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긴장 중이다.
학교강의가 세개로 늘었다. 국악예고 경민대 세종대.....10년간 굳건히 거절해 오다 갑자기 강의를 하게 된 연유는 젊은 피의 수혈에 그 첫번째 목적이 있다. 소문듣고 찾아 든 신입단원들은 거의가 1년을 버티지 못한다. 합숙을 왜 하는지 합숙의 의미를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수레무대의 과정은 버겁기만 한가보다 싶어 궁합맞는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 물론 3~4년 후에 그 그 힘이 작용하겠지만...
그리고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 문제들.....
언젠가 내년 겨울이 되어 있겠지.
새로운 연습실은 삼선동 한성대 입구 부근으로 결정났다. 올 12월이면 입주를 하게 되고 그 전까지는 새로 얻은 나의 집과 15만원 주고 얻은 창고에서 이럭저럭 불편하게 새로운 작업을 준비하게 된다.
3년 안에 양평으로 가리라! 결심하고 또 확인하고 다짐하고 그런다.
얼마가 필요한가 두들겨 본다. 3억 정도가 필요하다.....풋!
난 항상 이 모양이다. 택도 없는 목표를 정하고 꾸역꾸역 지켜나간다. 내가 원하는 시간 내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항상...하지만 10년을 지켜오지 않았는가?
합숙은 자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연의 기를 듬북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바다면 너무 좋고 울창한 나무래도 좋다 물도 좋다. 맑은 공기와 새의 울음 소리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기로 작용 한다.
문명사회를 거부하기 싫다. 모두 나같진 않을테니 방들도 많이 많들어야 하고 컴퓨트도 하나씩 가져야 하고 자가용도 적지 않아야 한다. 당구 다이를 연습실 한귀퉁이에 마련해야 하고 깻잎 심고 감자 캐먹고 살아야 한다.
이건 꿈이 아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이런 계획 때문에 난 지치지 않는다.
.............삼선동 새로운 공간에서 수레무대가
2002/08/29 12시49분42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