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열흘 남았다.
야행성 수레무대의 작업 방식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오후 2시쯤 되면 몇몇이 모여 각각의 장면들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의상 제작으로 지칠 대로 지친 신인선은 여전히 재봉틀을 돌린다.
목욕탕은 온통 염색 물감들이고 마당엔 염색한 천들이 화려한 색깔을 뽐내며 햇볕을 받고 있다.
망치소리가 들린다. 대소도구 제작에 유달리 집착하는 김동곤....대사 외우랴. 두달 채 안된 애기(김시우) 때문에 밤잠 설치랴. 무대 제작까지 참여하려는 통에 연출은 약간 불안하다.
이태리 유학파 무대 디자이너 전경란씨는 아예 수레무대에서 먹고 잔다. 자세가 좋다. 무대 뿐 아니라 의상에도 참여한 통에....연출 입장에선 봉을 하나 잡은 셈이다. 더군다나 이태리...꼬메디아 델 아르떼의 본고장에서 무려 7년을 보낸 유학파 아닌가.
콤퓨터실은 이은아의 고군분투로 홈피의 계속되는 업그레이드, 업데이타. 지금은 옆에서 팜플렛 1차 시안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만 하래니깐 자꾸 디자인을 한다. 못말려.
어제는 아니 오늘 새벽이군. 새벽 4시쯤 연출이 화를 낸다. 마지막 장면 대사들이 정리가 안된 탓에. 그 언젠가 배우는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꿈꾸게 된다.
한달이 채 안된 시기에 배역 몇이 바뀌는 바람에 다 만들어 놓았던 레퍼토리까지 연습해야 하는 열악함이 현재까지 여유없는 상황을 만들곤 한다.
연출은 이 와중에 끊임없이 기획에 몰두한다. 이번 작업은 수레무대 최초로 빚을 내어 하는 작업이라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번에는 하지 않으리라던 개인 예매를 실행시키기로 했다. 리포트 관객을 위한 교수님 만나기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조금 서글픈 생각이 들곤 한다.
동자동 연습실에서의 1년 반 합숙생활.......그 결과가 이번 작업을 통해 어떤 양상으로 드러날 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기간 동안 수많은 사건들이 난무했지만 멈추지 않은 탓에....앙상블이나 단원들 스스로 알아서 살림꾸려 나가기 그리고 의상 소품 인형 제작하기 등은 어떤 형태로든 공연에서 집약되어 드러나리라 믿는다.
젤루 걱정인 건 배우들의 건강이다. 아프지 않기 기도하며....
.........................연습실에서
2001/09/06 13시38분2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