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 훌륭한 작품? 감동스런 작품?
어쨌든 참 많은 작품들을 만들었다. 학교 때도 그다지 나쁜 작품을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예상했던대로 프로라고 그 원리가 특별히 다를 것은 없었다.
몇몇 작품은 상황에 맞춰서 제작했고 몇몇 작품은 의뢰가 들어와서 했고 또 몇몇 작품은 하고 싶어서 했다.
[스카펭의 간계] [유리 동물원] [삐에르 빠뜨랑]이 전자의 경우라면
[청혼] [철학자 구름같은연기의 세상보기] [오즈의 마법사]가 중간 경우이다.
그리고 [시집가는 날] [어린왕자] [파워 스카펭]이 내가 원해서 한 작품이다.
주로 배우의 능력과 숫자그리고 골고루 기회가 갈 수 있는 작품들을 선호했다. 대신 고전성을 확보한 작품이길 항상 원했다.
아직은 작품 고르기에 까다롭지는 않다. 연기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작품을 주로 선택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나의 생각이다. 점차 배우들의 생각을 읽기가 힘들어 진다.
연극을 평생할 것이라면 작품 하나하나가 무에 그리 중요하겠는가? 고전성을 확보한 연극이라면 그 속에 수많은 비밀들이 산재해 있을텐데....그걸 푸는 맛에라도 작업은 재미있지 않을까? 머 난 그렇다.
작품이 좋다는 건 희곡이 훌륭해서 배우들이 좋아서 연출이 탄탄해서 스텝과의 조화가 바람직하여 시대를 잘 타서 머 등등등
한꺼번에 다 맞아 떨어진다면 참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하질 못하다. 배우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희곡은 역시 제작의 어려움을 동반하고 연출은 연출만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여건이 아니고 시대를 타자니 극단 색깔에 무리가 다른다.
창작극을 할 수 있지만 색깔에 맞는 작가와 기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경제적이 문제를 동반한다. 혹 그런 기회가 와도 준비된 연기자들이 부족하거나 함께 할 타이밍이 아니되면 또 어렵다.
좋은 연극이란 무엇일까? 그 언젠가 만들어질 좋은 연극을 생각해 본다. 여건도 되고 함께 할 연기자의 역량도 출충해지고 스텝들도 기꺼히 합류 할 즈음.... 좋은 기획자를 만나서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헌데 내 철학에 문제가 있다.
좋은 작품은 역시 좋은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좋게 작업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에게 한번의 감동을 주고 말 작품이라면 생각 해 봐야 한다.
어떤 인간이 수레무대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인생이 바뀌었다면...무척 바람하겠지만....그 감동이 오래 가면 갈수록....수레무대의 책임과 역활은 훨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머 그런 개똥철학이다.
참 많은 선배연극인들이 날 감동시켰지만....아울러 실망도 크다. 40된 자들이 그러하고 50된 자들이 그러하다. 60에 가서는 거의 좋은 모습이 드물다.
좋은 작품만큼 괜찮은 삶을 영위하는 연극인들이 많이 많이 존재하길 바란다.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 연극을 꿈꾼다.
2001/11/29 01시7분3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