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4시....연습실에서....
지금쯤 공연 [삐에르 빠뜨랑]은 중반을 달리고 있겠다.
공연 직전에 걸려온 전화...."관객이 5명인데요....공연을 해야하나요?"
"당연히 해야지!"
공연 두 주를 보내며....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8년 간 공연을 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미국테러 사건이 전체적인 공연 문화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그 여파가 이토록 클 줄은.....
작품에 대한 평은 무척 좋다. 온 관객이 또 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유료관객은 회당 20명을 넘지 못한다.
좌절스럽기도 하고....차가워질려고 노력 하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공연을 마치고 그리 오래지 않아 빚은 다 갚을 수 있다.
문제는 단원들의 심리적인 타격이다. 내가 떠든 최소한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어제는 평론가 한상철교수님께서 관람하셨다. 무척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몇마디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고....
참들 움직이지 않는다. 기자도 평론가도 관계자들도.....
조선일보에 큼직하게 호평의 기사가 나도....요즈음은 눈이 가지 않나 보다. 미국테러...이용호게이트....쩝...사실 나 역시도 신문이 오면 그것부터 열심히 훑으니....
추석 연휴도 무척 힘들텐데....그 이후 3주간 어떤 노력을 취해야 하나...
최소한의 피해를 목표로 삼고 자존심 따위는 접고 또 접자.
극단이 멈추는 최악의 상태는 만들고 싶지 않다. 오늘은 아침부터 전화통에 붙어 있었다. 십수통의 전화를 걸면서....도움을 청한다. 마치 수레무대 초창기처럼.....93년 [스카펭의 간계] 때 개인예매로 버티던 때를 상기하며....
이런 시련들이...점점 날 강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2001/09/30 16시20분23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