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 12시가 조금 넘었다. 연습실 곳곳에서 눈을 비비며 일어나 욕실문을 두드린다. 또 밀렸다. 욕실은 하난데...쩝
오늘은 3시 6시 공연이 있다. 중세파스 [삐에르 빠뜨랑].
어제 그제 [어린왕자] 무사히 마치고....빠뜨랑선생과의 마지막 설전이 남았다. 새벽 5시까지 [삐에르 빠뜨랑] 부족분을 메꿔댔다. 끝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최선을 다해 보려 한다.
[어린왕자] 금토 3시 공연은 걱정과 달리 무사히 마쳤다. 실수도 꽤 많았지만...워낙 구력이 쌓여 있어쓰리.
비행사 이인호가 간간이 박진성을 잃었던 반면 1대 비행사였던 김정호의 뱀Scene이 압권이었다. 송경하의 환상의 지리학자Scene과 김동곤의 안정된 여우Scene 등이 시간 부족의 공연준비 부분을 기대치 이상으로 꾸려주었다.
금토 [삐에르 빠뜨랑]의 4회 공연은 반반의 결과를 얻었다. '재미있다' '아주 재미있다' '연습량이 읽혀진다' '앞부분이 지루하다' '뒤가 처진다' '여자 연기자(송경하)가 대단하다' '이인호의 연기가 확연히 늘었다' 머 등등
사실 이번 레퍼토리에서 가장 많은 기대와 투자를 한 작품이기에....부족분을 아니 채울 수가 없다. 조금 피곤하고 힘들어도...강행군을 멈출 수가 없다. 맘이 아프다.
기획 부분이 많이 많이 아쉽다. 미국테러 사건의 여파도 있겠지만....의외로 4작품의 부담이....계산했던 기획적인 측면의 아이디어들을 실행시키지 못했다.
관객들이 조금씩 늘긴 하겠지만....공연기간은 한정되어 있고...당장의 앵콜공연 역시 쉽지 않은터라.....공연 초반을 채우지 못하면...사실 무조건 망한다고 봐야 한다.
6일간 총14회 공연 중에 유료 관객은 모두 150여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대부분이 어제(토) 몰렸다.
차태호교수의 깊은 관심으로 서경대 '연극의 이해' 리포터 관객들이 주를 이루었고 제인현선생 조경향선생 등이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감사드리며.....^.^;;
조선일보 김명환기자와 한국일보 양은경 기자의 깊은 관심으로 거의 홍보 수준에 가까운 감사의 기사 내용이 실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의 양은 예상외로 적었다. 미국테러 사건과 이용호게이트 사건 등이 문화면의 관심을 잡아먹어버린 탓일까?
오늘은 첫주 마지막 날이다.
이제 첫 단추를 끼웠으니....남은 5주를 위해...이성적이고 차가운 자세갖기에 또 다시 '엇싸'를 외쳐야 한다.
...................연습실에서.........
2001/09/23 13시17분4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