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수레무대는 애초에 배우훈련장이었다.”

관리자 0 2019.06.12 1,930

 2013/02/04 071636초 ​

 

 

극단수레무대는 애초에 배우훈련장이었다.”

 

창단 20년을 넘긴 이 시점에 수레무대는 어디에다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인가? 새로운 시도를 꿈꾸었던 1기 시스템인 90년대 초반의 젊은 패기를 단념진 않을 것이다. 또한 2기 시스템인 연속 12년간 합숙의 그 짜릿함도 계속 유지하고 싶다. 다시금 젊은 피들로 구성된 수레무대 3기 시스템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꼼꼼하게 줄자와 콤파스를 이용하여 설계 도면을 그리는 중이다.

 

몇 가지 방안을 세웠다. 방안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책 읽어주는 사람들이고, 두 번째는 ‘6 Door 시리즈이고, 세 번째는 인형극 프로젝트 구축이다. 마지막으로 수레무대 출신 선배들과의 공연 계획이 또한 준비되어 있다. 하나하나 쉬운 게 없다. 그 가능성과 발전성에 끊임없이 질문을 가해 본다.

 

[1] 책 읽어 주는 사람들

예술교육과 연계하여 많은 공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고려한 계획이다. 이전에 반드시 준비해야 할 요소가 둘 있다. 하나는 연극보다 재미있는 공연을 펼칠 이야기꾼을 양성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대상이 될 어린이 청소년들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1) 연극보다 재미있는 책 읽어 주는공연 만들기

처음에는 수레무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코미디 문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물론 인형극과 그림자극도 그 노하우가 만만치 않으니 큰 보탬이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발전 단계에 들어서면 라이브 음악이 가미되었으면 한다. 단원들 일부가 그나마 건반악기에 대한 가능성만 있을 뿐 현악기나 관악기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10년 전부터 시도해 왔다가 실패를 거듭한 악기 연주를 이 시점에 다시금 재시도해 볼 것인가? 3,4년 정도는 지나야 그 효과가 발휘될 텐데 그들은 그 시기에 과연 수레무대에 잔류할 수 있을 것인가? 여전히 고민스럽지만 win win 게임의 경우수를 꼭 만들어 보고 싶다.

 

2) 대상에 대한 마음가짐, 배우로서의 마음가짐

어린이 청소년들만이 대상이 되진 않을 것이다. 환자들이 될 수도 있고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계획해야 한다. 따라서 그 어떤 대상과 만나도 감당할 수 있을만한 충분한 준비와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

공연의 형태로 그들을 만날 경우도 있겠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공연의 어시스트 역할도 예상해야 한다. 단순히 무대배우를 꿈꾸는 경우에는 힘든 여정이 될 게 뻔하다. 배우는 관객을 알아야 하고 이 프로그램이 그 일환이라는 사실만 공감한다면 책 읽는 사람들이 수레무대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는데 어려움은 없으리라 믿는다.

 

[2] 6 Door 시리즈 I, II, III, IV, V .........

무대에는 6개의 문이 있다. 나란히 배열되기도 하고 사이드에 하나쯤 배치될 수도 있다. 어쨌든 문만 있다. 문들이 배경이 될 것이고 문들에서 오만가지 대소도구들이 드나들 것이다. 상상력을 밑천으로 삼는 연극쟁이들에게 이 짜릿한 아이디어 회의가 매일같이 벌려진다고 상상해보라.

초기의 작품들은 주로 수레무대 레퍼토리들로 출발된다. <청혼><><삐에르빠뜨랑><파워스카펭> 등이 가능성이 높고, 이후 신작들 몇도 이 포맷에서 이루어 질 것이다. 최소한 무대제작과 연습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는 분명 줄어들 것이다. 대신 의상과 대소도구, 음악, 조명, 분장 등등의 다른 스텝요소들에 대한 연구는 배가될 것이고, 공간에 대한 당위성 찾기나 단순함을 이겨낼 풍요로운 아이디어 창출이 뒤따라야 할 숙제들로 남아 있다. 그래도 이 시스템이 누릴 혜택은 분명하다. 한 공간에서 두세 작품의 연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초청이 와도 달려가야 할 극단 시스템을 갑자기 바꾸기는 힘들고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효율적인 연습과정을 펼칠 비장한 아이디어가 빚어낸 프로젝트인 셈이다.

 

[3] 인형극 프로젝트 구축

수레무대는 코미디 전문극단이면서 인형극 전문극단으로서도 그 평가가 낮지 않다. 어린이연극상을 두 번 받았지만 사실 어린이극은 두 작품 밖에 없다. <어린왕자><오즈의 마법사>가 그것이다. 물론 편수로는 4개이다. 두 작품 다 중극장용과 소극장용으로 재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 외 성인인형극 <철학자 구름같은연기의 세상보기>, 청소년을 위한 그림자극<이슬람수학자>도 좋은 평가를 받은 레퍼토리이지만 시장성의 한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이나 성인 인형극 시장은 아직은 요원한 듯싶다. 세월이 흘러 그 시장의 폭이 넓어지면 다시 끄집어내어 발전시킬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인형극과 해외 투어용 인형극 제작을 위한 팀을 새로이 구축할 예정이다. 공연의 횟수만큼이나 큰 연기훈련은 없다. 관객 앞에서 하는 연기야 말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어린이극이지만 수레무대 특유의 치밀함을 잃지 말아야 하고, 해외 어디를 가도 내용이 통할만한 아이디어 가득한 무대를 기대한다.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아울러 경제적인 투자의 부담도 만만찮지만 대표로서 뜨거움을 잃지 않으려면 어깨가 좀 무거울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4] 수레무대 선후배들 간의 앙상블

가끔 공연을 볼 때 당혹스런 경우가 있다. 대사법이 전혀 다른 연기자들의 조합이다. 누구는 너무 자연스럽고, 누구는 쪼가 심하다. 누구 목소리는 잘 들리질 않고, 누구는 어미 부분을 심하게 생략한다.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톤이나 볼륨의 차이가 너무 심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조합에서 앙상블을 기대하기는 정말 힘들다. 여전히 스토리나 주제에 연연해하는 편협한 이론가들이 아니라면 그게 관객이든 또 다른 연극관련자들이든 즐거울 리 없다.

먼 훗날 살아남은 수레무대 출신들의 숫자가 꽤 될 즈음이면 나이에 맞는 배역이 가능하기에 체홉의 장막극들을 꿈꾼다. 셰익스피어나 몰리에르 역시 공력이 강한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해 보는 영광을 누리고 싶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톤과 리듬과 템포로 어우러진 앙상블을 이뤄낼 것이다. 꿈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과정에 그 시도를 계획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그들을 만나게 할 작품으로 <십이야>를 꼽는다. 1회성이 될 작품으로 만들겠지만 곧 레퍼토리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십이야>와 작은<십이야>가 탄생될 것이다. <어린왕자>&<유모차에실린작은동화,어린왕자>, <오즈의 마법사>&<꼬마오즈>,<스카펭의간계><파워스카펭> 등이 그렇게 탄생했듯이 말이다.

 

이 프로젝트 혹은 이 프로그램들은 3기 시스템 내내 진행되어가면서 완성도를 높여 갈 것이다. 적어도 10년은 족히 걸릴 과정이기에 대단한 체력을 요구한다. 한강 근처에 집을 얻은 이유이다. 대표 먼저 모범을 보여 체력관리를 할 것이고, 이 후 수레무대 연습실도 한강 가까이에 얻을 작정이다. 자전거를 타든 농구나 야구시합을 하든 근처에 있어야 실행에 옮기게 되니까.

배우 훈련에는 대단한 체력이 동반되어야 하고 동시에 우뇌의 처절한 단련이 요구된다. 코미디 훈련에서 자주 반복하는 오버랩, 싱크로나이즈, 비트 나누기 등은 웬만한 스트레스 이상이다. 특히 뇌의 사용량이 엄청나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부분의 뇌사용이 끊임없이 인간을 네가티브하게 만든다. 연기는 항상 포지티브해야 하기에 그 과정을 결국은 이겨내야만 한다. 우뇌 훈련에 또 다른 단련법으로 손의 사용을 들 수 있는데. 인형제작, 인형조종이 그 대표적인 경우수이다, 또 다른 경우수는 다양한 관객을 만나는 일이다. 이 역시 우뇌를 사용해야 하거나 우뇌를 단련시키는 일들이다. ‘책읽어주는 사람들인형극 프로젝트가 그러하고, 아이디어를 멈추지 말아야 할 ‘6 Door' 역시 이 목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어차피 수레무대의 애초 목적이 배우훈련의 장으로 출발하였기에, 여태껏 그래왔듯이 3기 시스템도 그러할 것이고 4기 시스템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뚝뚝 떨어지는 묵직한 젤 덩어리면 그저 그만이다. 고호의 작품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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