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4 01시49분55초
요즈음 나의 관심사는 온통 연기 뿐이다.
듣어! 말을 해! 버텨! 다음 말 생각하지 마! 가서 얘기해! .....
서울예대 연기과 친구들과 아마추어 시민연극 멤버들과 전쟁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난 나의 지난 시간들을 기억해낸다. 왜 연극을 했으며 어떤 연극을 하려했는지 진짜는 무엇인지.....
연극을 연출하는 일이 힘든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극단 운영하고 배우들 연기 체크하고 관객모으는 일들이 힘들었지 그저.... 예술은 없어도 한다. 그러나 갖추어진 공간과 여건에서의 예술 역시 한번은 겪어 보고 싶다. 1970년대 안민수와 유덕형 선생님의 작업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당신들은 열악했다고 여기실 줄 모르겠지만 현재의 필드에서 작업을 해 보셨다면 그 시절이 얼마나 호사스러운 작업이었는지 느끼실 듯 ^^
유덕형 선생님의 <봄이오면 산에들에>(1980) 작업을 보면서 연극은 이렇게 하는구나. 난 꿈꿀 수 없는 거구나. 안민수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예술은 천재들이 해야 하는 작업이구나 공부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구나 그렇게 판단하고 살았던 삶인데..... 지금은 연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내가 그리 말을 하고 있고 깨달음을 주고 있다.
참 즐거운 작업이다. 예술을 가르치고 원리를 깨닫게 해주는 일은. 그 반대의 입장 역시 참 행복하리라 믿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여전히 배고픈 직업. 연극삶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미래를 걱정한다.
셰익스피어를 읽어내고 몰리에르의 비밀을 밝혀내고 체홉의 미묘한 코드를 파헤치는 즐거움만으로도 그들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특별한 유전자가 아니라면 깨달음만으로 행복해지기는 싶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물론 원리를 깨달을 즈음이면 특히 배고프겠냐만은 그 때쯤이면 멈추고 싶고 멈추면 다음 단계는 못깨닫지. 그 동안 배고팠으니까 보상도 받고 싶고... 그렇게 역사는 반복되나? 30년을 보아왔는데 진도가 너무 느리다. 누군가는 희생들을 해줘야 할 터인데.... 숫자가 너무 적다.
수업이 즐거운 이유는 그 숫자를 늘릴 수 있을 거라는 예측 때문인데...나중에 치칠 때 날 원망하지나 않을지.... 약간은 걱정된다. 빨리 3만불이 되어서 지원의 폭이 깊어져 예술하는 사람들의 어깨짐이 살짝 덜어졌으면 싶다.
예술로서의 연극하는 이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듣고 말하게 해주고 셰익스피어 읽어내게 해줄테니 몇은 예술해라! 머 그런 심뽀로 요즘 살고 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