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6 21시05분49초
<꼬메디아> 기획을 위한 지인들과의 전화통화를 하던 중 두 가지 심리가 작용했다.
"형, 정말 대단해! 형은 우리에게 큰 용기야." (동국대 대학원 후배)
"맨날 5년이래...."(연극평론가 중 지인)
"연출은 기획을 하면 안돼" 항상 되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참 많은 상처들을 입는다. 주변일 수도 있고 내부이기도 하다.
그들도 나 때문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난 약속을 지키고 있잖니? " 이게 나름 최선의 변명이다.
때로는 10년짜리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때로는 2년 내내 한 작품에 매달리기도 한다.
로또가 맞는다면야 5년에 끝낼 수 있고 다섯달 정도에 끝날 작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과정이 오히려 효과적이라 본다.
1,2년 하고 멈추는 것 보다야 10년 20년을 내다보고 나아가는 게 결과적으로 낫지 않겠나?
누구든 40이되고 50이되는데......
오늘 들은 "맨날 5년이래" 이 말이 왜 이렇게 마음의 상처로 와닿았을까? 예상하고 가는 길인데도...지인의 입에서 나왔기에 상당히 데미지가 크다.
비교적 연극계를 안다는 친구인데....
내년에 올라갈 <이슬람 수학자>가 비록 대단한 예술작품이 아닐지라도 그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은 거의 6,7년이 걸렸다. 시스템은 또 다른 작품을 양산하는 밑바탕이 된다. 이 바탕이 20년 후 세계적인 작업으로 발돋움한다면.....이러한 계획이 지금 시점에 평가받기 위함은 아니지 않는가? ㅋ ㅋ ㅋ
<꼬메디아>를 왜 하는지? 20년 후에 왜 또 해야 하는지? 설명하기 참 힘들다. 내년에는 <삐에르 빠뜨랑> 다시 할라고 하는데 또 같은 뉘앙스의 표현을 듣게 된다면......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완성되면 그런 소리들을 듣지 않을려나....그러나 또 다시 3년 후면 한마디 할 거야. "머 새로운 거 없어요?"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면 그건 몇 년이고 공연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극단이 운영이 되고 단원들도 충전이 될테니....매년 매해 새롭고 신선하고 예술성있는 작업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평론가들은 그게 잘 안보이나 보다.
꿍시렁 꿍시렁......나도 나이를 먹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