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1. 에코백

장자단 1 2019.07.17 3,131 일기

2019년 3월 17일

 

&. 첫번째 에코백


일생에 처음으로 미싱기로 에코백을 만들어 봤다.  이유는 이렇다.


1.  공연에 쓰일 의상을 만들기 위한 미싱기와 친해지기 위해서

2. 가방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3.  내 옷을 내가 만들어 입으면 멋있으니까

 

이 런 이 유 로. 

준비 된 배우를 향한 눈에 보이는 첫번째 도전이랄까.


미싱실에 있는 천들을 둘러보다가 탁한 크리스탈 색 천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천 안감에 기모가 들어가 있어서 아직은 추웠던 강화도의 3월에 딱 알맞았다

'그래, 내 첫 에코백 작품으로 이 천이 딱이겠어.'


그 결과, 보시다 시피  

 

800_IMG_4877.jpg

 

그야말로 개판. 

안감과 겉감을 바꿔서 미싱을 해버렸다.

 

만들면서는 “첫 작품이니까 이건 엄마 줘야지 ~” 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엄마를 줬다가는 엄마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말 것 같았다. 이걸 엄마에게 줄 수는 없어.

 

그렇지만 내 기분은 나쁘지 않았고 내 입가에는  미소가 이렀지. 이거 만든다고 5시간이 걸렸으니까 크크 첫작품에 대한 뿌듯함.

미싱기를 이해하는 과정은 너무 어려웠고 이 가방은 나의 수준을 그대로 나타내줘서 재밌었다

내 수준은 후졌지만 미싱을 시작했다는 기분이 날 재밌게 했고 얘는 수레무대 4기의 첫 미싱이었다 헤헤


* 괜한 팁 : 가방을 만들 때 안감과 겉감을 꼭 확인하고 하세요

        두꺼운 천으로 미싱을 할 때는 너무 겹치면 미싱이 멈추거나 실이 안이쁘게 박혀요

        그래서 손잡이 부분 박을 때 10번정도 소리 지르고 땅을 발로 찼어요


 


2019년 3월 23일


&. 재밌는 천


 이게 과연 ‘천’일까

대표님의 지인께서 미싱 연습에 사용 할 수 있는 재활용 천들을 100리터 짜리 사이즈 봉투로 4개 정도를 자주 보내주신다

아주 잔뜩 오는 양인데, 마구잡이로 오는 천들을 고르는 재미가 아주 많다. 그 중에 한 천을 가지고 두번째 가방을 만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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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푸라기로 만들었다..? 가마대기로 만들었다?.. 얘는 뭐라고 불러야 하지


사실 나는 저 놈이 가방을 만들 물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미싱실 옆을 지나가던 대표님이 이 녀석을 보고 슬쩍 추천하셨고

‘한번 만들어 볼까 그러면’ 하고 흐물거리고 만지면 만지는 대로 움직이는 쟤를 가위로 자르고 미싱으로 꼬맨 것이었다

 

그 결과  ’아 얘도 천이구나’ 라는 결론은 나오지는 않았다.

가방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내 고집으로는 쟤는 천으로 분류가 안된다ㅋㅋㅋ 

그래도 가방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천 말고도 여러가지가 더 있겠구나 느꼈던 작업이었다

괜히 가방 사이즈도 크게 해봤음


* 팁 : 두꺼운천은 웬만하면 초보 떄 안접하는게 좋음

        그래도 여러가지 천을 사용하면 공부가 되니까 두꺼운 천을 써보는 것이 좋음



2019년 4월 ~ 5월


&. 재질이 다른 천을 사용하면서 여러가지 해보기


가방을 만든 방법을 알고나서 여러가지 천들로 미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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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 흐물거리는 천을 사용해봤다. 일단은 천이 흐물거려서 재단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완성된 가방이 들었을 때 각이 잡히지 않아서 시중에 파는 가방의 느낌이 안나서 아쉬웠다 기대했는데,

 

오른쪽 사진 : 손잡이에 한번 저렇게 위아래로 번거롭고 멋지게 실이 보이게 박아 보았다. 시중에 파는 거 따라해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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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같은 느낌이 강렬해서 가방으로 만들면 멋있을 것 같았던 천이 었는데, 만들고 보니 괜히 롯데월드 심밧드의 모험이 생각난다

여튼 좀 원하는 모습은 아니어서 천의 모습만 보고도 완성품을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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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그냥 옆으로 긴 녀석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늘어지는 재질로 선택을 잘못해서 할머니할아버지 같아서 만족스럽지 못함. 아쉬움!


*생각 : 도전과 실험에는 과감함이 필요한 것 같다. 큰 변화가 없는 실험물에서 나의 성격이 들어나는 듯하다. 부끄럽게 잌ㅋㅋㅋㅋ


 


2019년 5월~6월 초


&. 여러가지 생각나는 데로 해보자.

 

 언제인가 크로스백의 매력에 빠져서 다른 가방 없이 크로스백만 10개 정도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왼쪽 어꺠가 오른쪽보다 조금 내려간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 같은데 여튼

 크로스백은 계속 만들어 보고 싶었고, 만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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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게 베이지 색으로 만들어 봤는데 얼핏 보면 이쁜데 계속 보면 덜 이쁘다

왜인지는 아직 못찾겠다. 비율이 이상한가. 내 마음이 삐뚠건가


또 언제인가. 직사각혁 모양의 패션 가방이 유행 한 적이 있던 기억이 있었다

유행에 휩쓸려 샀다가 1년 쓰고 다음 해 부터는 왠지 부끄러워서 못 쓸 그런 유행의 흐름 가방

근데 귀엽긴 하다! 라는 기억이 있어서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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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 그럴 듯 해 보일뻔 했는데 

오른쪽 사진 : 손잡이 부분의 마감이 아쉬웠다

뭔가를 덮어서 마감 할까 했는데 미싱 초보의 실력으로는 쓰라린 눈물을 머금을 뿐이었다


 

이어서, 초보의 쓰라린 눈물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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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부분 마감 깔끔이 하기' 라는 목표를 가지고 어렵게 꾸역꾸역 억지로 어떻게 만드는 정보 없이

눈대중으로 될 것 같은데 라는 자만심과 걱정과 기대와 불안함을 안고

인터넷이서 보고 따라 만든 독특한 손잡이의 가방.  이쁘다고 해주는 극단 원들도 있었는데


아냐 이건 아냐. 내 맘에는 안들어. 내 맘이야. 아니야 이건.

철저한 준비에 대한 생각이 한번 더 들었다 이 놈의 게으름

 

그리고 ㅋㅋㅋㅋㅋ 스타벅스 가방을 따라 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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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 뭔지 아는 사람만 아는 가방 ㅋㅋㅋ 저기 가운데 스타벅스 로고 들어가면 비슷해


바닥이 둥근 가방을 만들어 봐서 좋았다. 천에 힘이 없어서 세울 수는 없었지만. 그래 , 이거슨 그런 가방이니라. 

손잡이 색깔은 맘에 든다 . 스타벅스 색깔이닌깐. 헤헤



 

2019년 7월 16일


&. 실력이 늘었나 봐


한달가량? 에코백 실험은 멈추고 꾸러미에 들어갈 미니 꿀병 바구니와 밤주머니 만들기를 매일 같이 연습과 생산을 반복 했다.

게으르지만. 나름 열심히.! 

미싱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공개 되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재미로 했던 미싱은 더욱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 되었다. 

수레무대를 후원 해주시는 분들에게 전달되는 주머니들이 다시 쓰여지지는 않더라도 버려지지는 않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런 한달이 지난 뒤 에코백을 다시 만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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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자식이 어떻게 만든 건지 참. 예쁘네.

장만식 씨와 손인숙 씨의 아들이 미싱기로 만든 이 에코백. 


정신 없이 만들고 보니 누구에게 줘도 될 것 같은 가방이 만들어 졌다. 만드는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5시간이 걸렸던 작업은 30분으로 줄었고. 우리 엄마에게 줘도 이제 가방 자랑을 할 수 있겠지?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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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보면서 미싱을 공부 하는동안 모르고 있던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작은 요소 하나가 완성품의 질을 바꿀 수 있고,

작은 것 하나가 작은게 아니고,

완성 전 상상했던 것과 완성 후의 눈에 보이는 모습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그 차이를 줄여가는 능력이 필요하고 ,

연습하고 알아가는 과정에는 하나를 잡으려다 여러개를 놓치기 쉽고 , 게으르기 쉽고 , 

실력이 느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내가 꾸준히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하다보니 느는구나.


요런 것들 !!


에코백으로 내 미싱 일기를 써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해봤다.

계속 조금씩 어려울 것이고 고통스러울 것이고 즐거 울 것 같고

나중에 나는 미싱으로 옷을 만들고 있겠지~ 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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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사랑님의 댓글

빈집사랑 작성일

앞으로 어떻게 될거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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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멋진 준혁이형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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